방송사는 시청률, 라디오는 청취율을 따집니다. 신문사와 잡지사는 정기 구독자가 몇 명인지를 따지죠. 이렇게 팔로워를 늘리기 위해서는 좋은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재미있는 드라마나 예능, 다큐, 컨셉이 확실한 라디오 DJ를 섭외해 라디오 프로그램을 만듭니다. 신문사는 남들보다 발 빠르게 세상 곳곳의 사건과 이야기들을 퍼나릅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보고 들으려 몰리니까.
너도 나도 누구나, '미디어'인 시대
비단 대형 미디어에 국한된 얘기는 아닙니다. 개인 미디어 시대라 하죠. 옆집사는 아무개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합니다. 구독자가 벌써 수천명.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다 보니 유튜브 광고 수입을 물론이고, 기업에서 홍보해달라며 협찬을 줄이어 제안합니다. 아무개는 이걸로 먹고 삽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알릴 수 있는 루트가 생긴셈이죠.
눈치 빠른 경영자와 마케터들은 생각합니다. 우리가 직접 미디어를 만들면 더 저렴하게 우리를 알릴 수 있지 않을까. 미디어야 한 번 올라가면 쉽게 내려오지도 않으니까 더 효율적이겠다고. 핵심은 결국 콘텐츠이기에 콘텐츠에 특화된 팀을 꾸리거나 전문 대행사에 외주를 맡깁니다. 이렇게 개인도 기업도 누구나 미디어가 되어가는 시대.
여기까지.
우리가 구독자를 모아야 하는 기본 배경입니다. 생각을 주르륵 글로 옮기다 보니 두서없이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감이 잘 잡히지 않는 분들을 위해 아래 이유를 몇가지 더 정리해봅니다.
지금 당장, 구독자를 모아야 하는 이유 (1)
영향력이 생기니까.
방송사의 시청률, 신문사의 구독자 수는 곧 업계에서의 영향력을 대변합니다. 이들의 대표적인 수익 모델은 '광고'로 벌어들이는 수익인데, 이 광고 비용은 시청률과 구독자수에 비례합니다. 몇 해 전 신문사들이 오프라인 신문의 구독자 수가 줄자,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종합편성채널'이라는 이름으로 방송 업계에 진입한 사례로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럼 비즈니스를 할 때 이 구독자가 왜 중요하냐. 우리는 방송도 언론도 아닌데 말입니다. 기업 입장에서 구독자는 곧 잠재고객 풀을 의미합니다. 이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그들의 정확한 니즈나 원츠를 파악할 수도 있고, 신제품을 출시했을 때 별다른 광고비를 쓰지 않아도 안정적인 매출 그래프를 그릴 수 있습니다.
나아가 시장과 업계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힘도 생깁니다. 얼마 전까지 승승장구하던 YG엔터테인먼트. 과거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때마다 공식 사이트와 블로그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입장을 밝혔습니다.(지금 많이 힘들어졌지만) 수많은 팔로워들이 이 입장문을 여기저기 퍼나르기 시작했고, YG 입장에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었죠.
글로벌 브랜드 삼성은 어떨까요. 삼성전자는 몇 해 전 자체 미디어인 '삼성전자 뉴스룸'을 런칭했습니다. 그 후로는 별도의 보도자료 릴리즈를 하지 않고, 이 뉴스룸을 통해 소식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기자들과 IT 전문가, 얼리어답터, 관심 고객들을 구독자로 모시기(?) 위한 일종의 전략이었던 셈.
* 보도자료 릴리즈(press release) : 소식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한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하는 것.
대기업이라 가능했었을까요?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체 구독자를 보유한다는 건 사실 마케팅/홍보 예산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더욱 어울리는 비즈니스 문법입니다. 아래를 보시죠.
지금 당장, 구독자를 모아야 하는 이유 (2)
비용은 줄고, 수익은 늘어나니까.
기업들은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합니다. 이게 바로 '콘텐츠 마케팅'인데요. 요즘은 미디어에 돈을 주고 시공간을 빌려 대중에게 노출하는 전통적 마케팅보다 이 콘텐츠 마케팅에 더 많은 자원을 쏟아 붓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콘텐츠 마케팅의 가장 큰 혜택은 '비용 절감 효과'와 '수익 창출 효과'입니다. 광고에 드는 매체비보다 콘텐츠를 만드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할 뿐만 아니라, 그 효과 역시 오래가죠. 콘텐츠는 한 번 만들면 스스로 삭제하지 않는 이상 영원히 남기에 자산이 축적된다는 점에서도 아주 매력적입니다.
전환율이 높기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절약됩니다. 신제품이나 새로운 서비스를 런칭했다고 가정해볼까요. 소비자 입장에서. 우선 일면식없던 사람이 다가와 '내 물건 사주세요.'라고 합니다. 어떠신가요? 당최 뭐하는 사람인지, 내가 왜 이걸 사야 하는지, 어디에 좋은지 불편한 경계심부터 생기는 게 일반적. 반대로 내가 구독하던 채널에서 신제품 런칭 소식을 전합니다. 어떤 생각으로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왜 이걸 만들었고 어떤 혜택이 있는지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이 전환율이 더 높을까요.
구독자가 모이면 잠재고객들의 니즈와 원츠를 파악하기도 쉬워집니다. 내가 잘 만들 수 있는 상품이 아니라, 그들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고객지향적 상품을 개발하는데 더 가까워집니다. 비즈니스가 쉬워지는 셈.
콘텐츠라고 해서 꼭 유튜브와 영상, 고퀄리티 디자인과 이미지만 떠올릴 필요는 없습니다. 담백하게 우리 자원 안에서 만들 수 있는 콘텐츠를 고민해보세요. 글로 끄적여도 좋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은 영상이나 사진도 좋습니다. 아, 콘텐츠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고객이 듣고 싶은 말을 해야 한다는 점 잊지마세요.
지금 당장, 구독자를 모아야 하는 이유 (3)
새로운 기회가 끊임없이 생기니까.
비누 파는 회사라고 평생 비누만 팔라는 법 있나요? 수건을 팔 수도 있고, 샴푸를 팔 수도 있죠. 비누를 직접 만들어 쓰는 키트를 만들 수 있습니다. 청결한 사회 문화를 만들어 가는 미디어 컴퍼니가 될 수도 있고요.
기회는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구독자는 이런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도화선입니다. 도화선은 많으면 많을 수록 좋고요. 그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건내주기도, 상품을 경험해 본 실제 고객이 리뷰로 알지 못했던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게 해줍니다.
1번에서 '영향력'이 커진다고 했는데, 영향력이 커지면 여기저기서 제휴 문의가 물 밀듯이 들어옵니다.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제안하기도, 공동 프로모션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투자사에서 연락도 옵니다. 언론사에서 연락도 오고요. 출판사의 출판 제의가 들어오기도, 미디어나 콘텐츠 자체를 공유하자는 제안도 들어옵니다. 공유가 아니라 구입하겠다는 문의도 종종 있고요. 모두 실제 제가 겪었던 일입니다.
작은 회사나 스타트업, 중소기업, 사회적 기업과 같이 비교적 덩치가 작은 기업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혜택이지 않나 싶네요. 동시에 반드시 구독자를 늘려야 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자, 어떠신가요. 구독자를 모아야 하는 이유는 이 외에도 무수히 많습니다. 구독자를 늘려갈지, 광고 매체만 활용할지는 온전히 당신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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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 박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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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마케팅 스튜디오, '브랜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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