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도 일반 기업이나 브랜드처럼 나름의 콘셉트와 스토리를 담은 로고 디자인이 있습니다. 이 로고 디자인은 아이돌이 발매하는 앨범들과 각종 굿즈들에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는데요. 로고 디자인은 그 시대의 디자인 트렌드에 맞춰 수많은 변화와 리뉴얼을 겪게 됩니다. 최근 아이돌의 로고 디자인 또한, 과거와는 또 다른 감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 콘셉트 맞춤형 로고 디자인
아이돌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기 시작하면서, 각각의 아이돌들은 매번 신선하고 다양한 콘셉트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그에 따라 앨범 재킷 디자인과 화보, 무대의상과 안무까지 달라지게 되는데요. 이제는 자신의 로고의 디자인까지 각각의 콘셉트에 맞춰 변화를 주면서, 색다른 재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변화형 로고 디자인으로 대표적인 두 아이돌이 있습니다. 바로 인피니트와 엑소입니다.
인피니트는 변화형 로고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홍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둔 아이돌입니다. '무한대'를 뜻하는 인피니트의 로고 디자인을 매 앨범이 가진 콘셉트에 따라 변화를 주었는데요. 일단 기본적으로 심플한 형태의 로고였기 때문에, 보다 다양한 콘셉트를 소화할 수 있었던 것이 장점으로 작용한 예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엑소의 로고 디자인은 새로운 앨범이 발매될 때마다 이슈가 되고는 했습니다. 탄탄하고 참신한 앨범 콘셉트와 스토리가 그대로 묻어난 디자인 덕분에, 많은 이들이 다음 앨범 로고 디자인을 기다리게 만들기도 합니다. 인피니트에 이어 변화형 로고 마케팅의 성공적인 사례 중 하나입니다. 로고 디자인만 보더라도 앨범의 느낌을 파악할 수 있죠.
레게 느낌의 타이틀곡 'Ko Ko Bop'이 수록된 앨범 'THE WAR'의 로고 디자인은 녹색의 잎사귀와 오렌지색 꽃으로 열대의 이미지를 살렸으며, 타이틀곡 'Power'가 수록된 앨범 'The Power of Music'의 로고 디자인은 힘껏 주먹을 쥔 팔뚝의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발매한 정규 앨범 'DON'T MESS UP MY TEMPO'의 로고 디자인은 오토바이 콘셉트에 맞춰 속도계의 모양을 하고 있네요!
| 리브랜딩에 따른 로고 디자인의 변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방탄소년단(이하 BTS)의 새 로고 디자인을 공개했습니다. 왼쪽이 기존의 로고 디자인이었고, 오른쪽이 새롭게 공개한 로고 디자인입니다. 기존의 로고 디자인보다 더욱 심플하고 모던해진 느낌이 돋보이네요. 이번 방탄소년단의 리브랜딩 작업은 Plus X의 BX팀 김정규 선임 디자이너가 담당했습니다.
기존의 방탄소년단의 그룹명은 총알을 막는다는 뜻의 단어 '방탄'을 사용하여, '10대와 20대가 사회에서 받는 편견과 억압에 맞서주는 소년들'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탄생하였지만, 해외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BTS라는 영문 표기명이 가진 의미의 통일성이 필요했습니다. 그동안은 BTS의 의미로 BangTan BoyS, Bullet proof Boy Scout 등의 많은 혼선이 있었거든요. 방탄소년단은 이번 리브랜딩 프로젝트를 통해, 앞으로 더 많은 콘셉트를 소화하는 다양한 음악적 행보를 고려하여 '현실을 뛰어넘는 청춘들의 성장과 초월'이라는 이미지를 새롭게 구축하였습니다. 그에 따라 BTS를 'Beyond The Scene'의 약자로 정의하여 그 의미를 좀 더 확장시켰습니다.
이렇게 한층 더 깊어진 의미들을 담아낼, 새로운 로고 디자인도 필요해졌습니다. 바깥으로 열리는 문을 심플하게 형상화한 심벌마크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간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더 넓은 의미를 담아낼 수 있는 로고 디자인이 완성되었습니다. 아래에서 로고 디자인의 콘셉트를 영상으로 명확하게 볼 수 있습니다. 방탄소년단을 지금까지 이끌어준 팬덤 'ARMY'의 로고까지 담겨져 있네요!
응원봉 디자인의 세계
과거 아이돌은 자신만의 시그니처 컬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곧, 그 당시 팬들이 응원하는 소재였던 풍선의 컬러가 되고는 했습니다. 1세대 아이돌 H.O.T의 화이트와 젝스키스의 노란색이 시초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 후로도 많은 후배 그룹이 생겼지만, 그들의 컬러들을 모두 다르게 지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죠. 이 컬러라는 것은 한정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많은 소속사는 신인 아이돌을 배출할 때마다 고민에 빠지고는 했습니다. 2세대 아이돌부터는 반짝이는 펄 소재를 사용하거나 교묘하게 명도와 채도까지 구분하여 펄 라이트 핑크, 파스텔 라일락 등 다양하고 복잡한 이름의 컬러까지 등장했습니다만, 이마저도 금방 동이 나고 말았죠.
그 후, 풍선을 대체할 소재로 나온 것이 바로 '응원봉'이었습니다. 하지만 태초의 응원봉은 단순한 야광봉으로, 불빛으로 구현할 수 있는 컬러의 폭이 한정되어 있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응원봉 컬러도 서로 겹치고 싶지 않은 팬들의 원성이 높아졌죠. 결국 소속사는 다시 고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시그니처 컬러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아이돌의 콘셉트와 잘 어울리는 응원도구를 만들 수 있을까?
| 디자인 입체 응원봉의 등장
그룹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이하 G.D)가 직접 디자인한 '뱅봉'이 그 시초가 되었습니다. 팬덤의 이름인 'V.I.P'의 이미지를 담은 이 노란색 왕관 모양의 응원봉을 시작으로, 입체적이고 독특한 디자인의 응원봉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단순한 컬러의 싸움이 아니라, 아이돌의 이미지를 잘 녹이면서 예쁜 디자인의 응원봉이 차별화의 핵심요소가 되는 것입니다.
그룹의 콘셉트에 맞춰 독특하게 디자인된 각각의 응원봉입니다. 응원봉만 보더라도 그룹의 이미지가 보이는 듯합니다. 걸그룹 마마무는 그룹명의 '무'에서 모티프를 얻어, 채소 무를 활용한 디자인을 보여 재미를 주었습니다. 악동 이미지의 토끼 모양 캐릭터를 사용한 B.A.P의 응원봉과, 야구배트 모양의 아이콘 응원봉 디자인도 돋보이네요. 이 응원봉들은 종종 더 세련되고 에쁜 디자인으로 리뉴얼되는 과정을 거치기도 합니다.
| 이제는 기능성에 집중할 때
이제는 응원봉이 단순히 예쁘고 불빛만 밝은 기능만 하지 않습니다. 아이돌 브랜드의 마케팅 중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이 굿즈 시장에서, '최첨단 응원봉'에 대한 경쟁이 시작된 것입니다. 독특한 응원봉으로써의 심미성은 어느 정도 충족한 것 같으니, 이제 더 첨단 기술을 접목시켜 기능성에 집중하자는 취지입니다.
앞서 보여드렸던 그룹 빅뱅의 응원봉 '뱅봉'은, 최근 리뉴얼을 통해 반응 모드 기능을 탑재하였습니다. 주변의 소리를 해석하여 빛의 반짝거림을 구현하는 기술로, 비트에 따라서 빛이 깜빡거리는 효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직접 조절하지 않아도 노래마다 자동으로 다양한 반응을 보일 수 있는 것이죠.
엑소의 응원봉 '에리봉'은 응원봉 전용 어플이 있습니다. 어플을 다운로드 받은 후 자신의 공연장 좌석을 등록하면, 공연장에서 그 좌석에 앉은 팬의 응원봉 불빛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힘을 들이지 않고서도 쉽게 카드섹션 효과를 낼 수 있는데요. 공연장 측은 이것을 또 하나의 공간 연출 디자인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죠.
<영화 '번 더 스테이지 : 더 무비' 스틸 이미지>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과거에는 그저 비주류에 속하던 아이돌 문화가 최근에는 한류 산업에 굉장한 영향을 미치면서, 이제 아이돌 팬덤이 거대한 K-POP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아이돌은 자신들의 로고부터 굿즈까지, 팬들의 이목과 호감을 끌기 위해 보기에도 멋있고 기능적으로도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자신들의 차별화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정말 하나의 브랜드로 당당하게 빛나는 아이돌들이 앞으로 보여주게 될 새로운 디자인에 주목해 주세요! 흥미롭게 변화하는 이들의 디자인은 한국을 넘어서 이미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죠.
by 디자이너 유단희
yudanhee@brancos.co.kr
- 브랜드 마케팅 스튜디오, 브랜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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