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디자인은 브랜드가 가진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명한 로고 디자인들 속에는, 왠지 특별한 이야기가 숨어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오늘은 로고 디자인 속 숨겨진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로고 속 숨은 상징물, 토블론
첫 번째 브랜드는 숨은 그림 찾기 게임으로 시작해 볼까요? 유명한 초콜릿, 토블론입니다.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스위스 초콜릿 브랜드인데요. 산 모양을 닮은 독특한 모양이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죠. 토블론의 심벌마크는 토블론의 탄생지인 스위스 베른의 마테호른 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심벌마크가 나타내는 것이 산 뿐만은 아닌 듯합니다.
찾으셨나요? 눈 쌓인 산 속에 곰이 숨어있었네요! 곰은 스위스 베른 지방의 상징이라고 합니다.
베일에 쌓인 이야기, 샤넬
여심을 자극하는 명품 브랜드, 샤넬입니다. 정말 유명한 이 로고는, 샤넬의 창시자인 가브리엘 샤넬이 직접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심플하고 모던한 느낌의 디자인이, 오래도록 질리지 않는 장점이 있죠. 샤넬의 로고 디자인은, 마치 신화 속 이야기처럼 많은 탄생비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이야기가 없다는 말이겠죠.
샤넬의 로고 디자인은 대칭으로 이루어진 두 개의 C형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는 가브리엘 샤넬의 별칭 '코코(Coco)'에서 가져왔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코코라는 별칭은, 그녀가 술집에서 노래를 부르던 시절 사용했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형태는 어떤 것으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많은 설이 있지만, 가장 유력한 건 그녀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오바진 수도원의 스테인드글라스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녀는 12세부터 7년동안 오바진 수도원에 속한 보육원에서 자랐는데, 굉장히 보수적인 성향의 이 수도원은 무채색에 가까운 스테인드글라스를 인테리어로 사용했었습니다. 샤넬 로고의 컬러가 블랙 앤 화이트로 이루어진 것도 이 영향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단돈 35달러로 탄생한, NIKE
너무 유명한 로고 디자인인 나이키의 심벌마크. 이 심벌마크는 이름도 따로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Swoosh(스우시)'입니다. 이는 '휙 하고 소리를 내며 움직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심벌마크가 가진 날렵한 형태와 잘 어울리는 이름이죠? 승리의 여신 '니케'의 날개 모양에서 착안했다는 말도 있고, 운동장 트랙 라인에서 유추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스우시 디자인을 만든 것은 평범한 대학생이었습니다. 나이키의 창시자인 필 나이트는 포틀랜드 주립 대학에서 회계 수업을 하곤 했는데요. 그때 알게 된 캐롤린 데이비슨에게 자신의 브랜드 로고 디자인을 부탁하게 됩니다. 캐롤린 데이비슨은 디자인을 전공하던 학생이었고, 아르바이트 삼아 용돈을 벌기 위해 이 작업을 수락했다고 해요.
데이비슨은 이틀에 걸쳐 12가지 시안을 만들었고, 대가로 35달러를 받았다고 합니다. 썩 마음에 드는 디자인은 없었지만, 필 나이트는 로고가 빨리 필요했기 때문에 그나마 괜찮아 보이는 스우시 디자인을 선택했습니다. 아마 그 당시에는 이 로고 디자인이 이렇게 유명해질 줄 몰랐을 테지요? 나이키 브랜드가 성공하자, 로고 디자인을 만든 캐롤린 데이비슨에게 나이키 주식을 나눠주며 사례를 했다고 전해집니다.
논란의 중심이 된, 아디다스
스포츠 브랜드 업계에서, 아디다스는 나이키와 쌍벽을 이루는 브랜드죠. 아디다스는 '삼디다스'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세 개의 선을 트레이드 마크로 잘 활용하고 있는데요. 신발을 단단하게 고정하기 위해 덧댄 부위가 세 개의 선으로 보이는 것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3선 무늬를 아디다스보다 먼저 사용하고 있던 브랜드가 있었습니다. 바로 '까르후'입니다. 아디다스 창업자인 아디 다슬러는 업계 동향 파악 중, 1949년부터 3선 무늬를 사용하던 아디다스보다 까르후가 훨씬 이전부터 이 무늬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 3선 무늬의 로고 디자인을 꼭 사수해야겠다고 생각한 아디 다슬러는, 까르후로부터 1,600유로를 주고 로고 디자인의 단독 사용권을 사 오게 됩니다.
하지만 극도로 심플한 형태의 이 로고 디자인은, 현재까지 많은 브랜드와 분쟁을 겪고 있습니다. '톰 브라운'은 아디다스와 유사한 3선 무늬를 사용하고 있던 중, 아디다스로부터 고소를 당한 후 현재는 4개의 선으로 변경해서 사용하고 있죠.
두 개의 기울어진 선을 사용하고 있는 벨기에의 '슈브랜딩'과는 10년 간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데요. 승소와 패소, 항소의 연속이던 중, 지난 19일 유럽연합 일반법원은 '아디다스의 3선 무늬 디자인은 식별력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과연 아디다스는 3선 무늬의 독점권을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큽니다.
이제는 누구나 아는 유명한 브랜드의 로고 디자인은, 상품의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죠. 우리 주변에서 자주 접하면서도 이 로고 디자인이 어디서, 어떤 의미로,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궁금했는데요. 이렇게 몸값이 높은 로고 디자인들도, 정말 다양한 이야기와 우여곡절이 있었네요.
by 브랜드 디자이너 유단희
yudanhee@brancos.co.kr
브랜드 마케팅 스튜디오, 브랜코스
'stud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명함 만들 때 알아두면 좋은 정보 2가지 (0) | 2019.08.13 |
---|---|
'재난 대비 키트'가 디자인을 만났을 때 (0) | 2019.08.05 |
폰트 자체는 원래 저작권이 없다? 사실은, (0) | 2019.06.21 |
제품 상세 페이지, 쇼호스트처럼 설득하라 (0) | 2019.05.27 |
현대카드와 네이버의 '디자인 도서관' (0) | 2019.05.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