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강원도 고성 쪽에서 발생한 큰 산불을 기억하시나요? 이 '고성 산불'로 인해 막대한 산림 피해뿐만 아니라, 수많은 이재민을 발생시키기도 했는데요. 이렇게 재난의 발생은 정말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조금의 가능성에도 늘 대비하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죠.
실용적인 방재용품, MINIM-AID
화구통을 닮은 이 재난 대비 키트의 이름은 미니 메이드(MINIM-AID)입니다. 일본의 디자인 회사 NENDO가 제작한 이 녀석은 지름이 5cm밖에 되지 않고, 심플한 디자인으로 어디에 두어도 불편하지 않고 잘 어울립니다. 어깨에 멜 수 있어 들고 이동하기도 편하게 설계되어 있죠. 가장 큰 메리트는 물에 뜰 수 있는 방수성 케이스라는 것입니다. 지진으로 인한 해일이나 폭우로 인한 침수 상황에서도 유용해 보입니다.
안에는 호루라기, 라디오, 방수 판초 우비, 랜턴, 생수가 들어있는 주머니와, 가위나 테이프 등이 들어있는 작은 플라스틱 통이 있습니다. 특히 이 라디오는 손으로 돌리면 충전이 되는 크랭크가 달려있는데요. 이걸 이용하면 USB를 통해서 랜턴이나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습니다.
지진에 대비한 재난 대비 키트, HEAT RESCUE
일본은 지진이 잦은 나라죠. 그래서인지 지진 같은 재난에 대비한 용품이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일본의 디자이너 히카루 이마무라는 1995년에 발생했던 한신 대지진, 2011년에 발생했던 동일본 대지진의 피해를 보고 영감을 받아 이 키트를 제작했습니다. 이름은 히트 레스큐(HEAT RESCUE)입니다. 드럼통 모양의 재난 대비 키트로, 얼핏 보면 심플해 보이지만 이 키트로 무려 30여명의 사람들을 구조할 수 있습니다.
드럼통 모양으로 제작된 이유는 위의 사진에서 알 수 있습니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이 키트는, 누구나 굴려서 이동이 쉽기 때문이죠. 이 드럼통은 불을 지필 수 있는 스토브로 변신할 수 있습니다. 키트 안 구성품은 정말 알차게 들어있습니다. 냄비, 쌀, 생수, 주방기구, 수건, 장갑, 그리고 약 200여 명이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식품이 들어있습니다.
서바이벌 키트, JUST IN CASE
멕시코의 브랜딩 회사 MENOSUNOCEROUNO가 선보인 서바이벌 키트, JUST IN CASE입니다. 지구의 종말을 가정하여 참신한 구성으로 기획된 디자인 제품인데요. 지구 종말처럼 갑자기 닥친 재난 상황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로 이루어진 키트입니다.
밝고 채도 높은 노란색이 심플한 디자인입니다. 구성품은 위와 같습니다. 노트와 필기구, 성냥, 생수, 나이프가 보이고, 열량 충전을 위한 다크 초콜릿도 있습니다. 독특한 건 술도 포함되었다는 거죠. 막막한 현실을 잠시라도 잊기 위해 필요한 걸까요? 아일랜드 위스키에 꿀과 약초, 향초를 넣은 40도의 술이라고 합니다. 정말 지구 종말을 위한 키트라는 콘셉트와 잘 어울리는 구성품이네요.
국내 재난 대비 키트, 라이프 클락
국내에는 재난을 대비한 디자인 제품이 없을까요?
지난 2017년, 경기도 주식회사에서 선보인 기획상품 제1호 '라이프 클락'입니다. 라이프 클락은 재난안전, 현장 구호, 응급치료 전문가의 자문을 바탕으로 넥스트세이프, 진성 M&B를 포함한 도내 중소제조기업 18개사 및 디자인 스튜디오 SWNA와의 협업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위의 이미지는 여러 컬러 중, 그레이 컬러를 가져왔습니다. 이외에도 레드, 블루 컬러가 있답니다. 이렇게 감각적인 디자인의 아날로그 시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주요한 목적은 재난 대비 키트이지만, 평소에는 세련된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이 가능할 수 있도록 신경을 쓴 디자인이 돋보이는 제품이었습니다.
작은 케이스 안에 구성되어 있는 용품은 알찹니다. 재난 발생 시점부터 구조 대기까지 안전하게 시간을 벌기 위한 기본적인 구호용품 5종이 들어있습니다. 보온포와 압박붕대로 긴급상황에서 신체를 보호하고, 조명봉과 호루라기, 구호 요청 깃발로 보다 효율적인 구조 요청이 가능합니다.
ICE카드(In Case of Emergency Card)도 2매 제공됩니다. 비상시 필요한 긴급 상황 연락 카드를 적어, 지갑이나 가방 속에 미리 넣어두는 용도입니다. 이 외에도 재난 발생 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간단한 그림과 함께 설명이 되어 있는 재난 안전 매뉴얼도 함께 들어있습니다.
한국형 재난상황에 알맞게 설계된 심플하고 좋은 구성과 예쁜 디자인이 매력적인 제품으로, 집들이 선물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었죠. 아쉽게도, 지금은 구매가 어렵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시 한번 제작해 줬으면 하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디자인은 본래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목적을 가지고 있죠. 디자인은 일상 속에서 주로 미적 부분이 강조되는 경향이 있지만, 사회는 디자인에게 시각적 기술뿐만 아니라 윤리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술이기를 요구합니다. 특히, 재난과 같이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디자인은 인간을 위해 과연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by 브랜드 디자이너 유단희
yudanhee@brancos.co.kr
브랜드 마케팅 스튜디오, 브랜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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