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연구는 직장에서 일과를 보내는 직원들의 행동 양식을 관찰하고 습관 유형을 분석하여, 개인의 특성을 파악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도모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 연구의 표본은 서울특별시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브랜드 마케팅 스튜디오 '브랜코스' 임직원 6명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2019년 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약 3개월 간 기록한 데이터를 중심으로 분석했다.
해당 연구는 어떠한 자료도 제공 받지 않고, 현장에서 직접 참여하며 조사하여 도출한 결과라는 것에 의의가 있다.
<모니터의 비닐도 떼지 않는 섬세한 감성.>
대표 박용성
성별: 男 / 나이: 36세
추진력 ★★★★☆
음주력 ★★★★☆
정리력 ★★★★★
브랜코스 수장. 대장. 두목. 보스. 남바완(노원 = no.1). 평시엔 냉철하고 이성적인 판단력을 가지고 있지만, 간혹 감정에 따라서 행동하는 기분파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직원들 단합을 위해 많은 자리를 만들어 보려고 하지만, 가만 보면 왠지 대부분 술자리다. 주량은 양호한 편이고 회복력도 괜찮은 편이라, 다른 것은 몰라도 간만큼은 건강할 것으로 파악된다.
디자인적으로 굉장히 모던하고 심플하고 미니멀한 감성을 추구한다. 핑크색의 스테이플러를 직접 블랙으로 칠해버릴 정도로 알록달록 아기자기 감성을 싫어한다. 그래서 그런지 책상 위에 짐이 굉장히 많은데도 불구하고, 정리가 매우 잘 되어 있다. 90도의 직각을 맞추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 사람처럼, 작은 소품들도 차곡차곡 정리하는 편이다. 물론 거의 본인 자리에만 해당하는 편이다.
<일에 집중하고 있는 채팀장님(feat.은신력)>
매니저 채민재
성별: 男 / 나이: 31세
출근력 ★★★★★
은신력 ★★★★☆
당첨력 ★☆☆☆☆
대표님의 오른팔. 아무도 인정하지 않지만 혼자서만 만 29살이라고 우기고 있는 30대 계열의 신입이자, 2시간이 가까운 출근길 보유자. 그래서 그런지 항상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사람이다.
자리가 사무실 안에서 가장 안쪽에 위치하고 있고, 심지어 앉은 키도 그리 크지 않아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렇다고 서 있는 키가 큰 것도 아니다.) 업무가 많기도 하지만 또 집중력도 굉장히 높은 편이라서, 일을 하기 시작하면 마치 보호색을 띄는 곤충처럼 어느 순간 존재감이 사라진다.
식후 커피를 걸고 하는 내기 게임에서 가장 잘 걸리는 역할을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으며, 아직까지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게임에서 운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며, 확률적인 수치를 연구해 볼 필요성이 있다.
<정신 없다.>
매니저 정보람찬
성별: 男 / 나이: 35세
번잡력 ★★★★★
가창력 ★★★★☆
복사력 ★★★★☆
업무와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것들이 가득한 자리를 찾으면 된다. 뜬금없이 장난감 총과 기타가 있고, 읽지도 않는 책이 쌓여있다. 가끔 책상 위에 잔돈들도 널부러져 있는데, 누가 가져가도 모르는 정도다.
술자리는 대부분 열심히 참여하는 편이지만, 운전을 하기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는다. 그래서 정확한 주량 측정에 어려움이 있으며, 아직까지 밝혀진 바 없다.
기본적으로 가창력이 꽤 뛰어나지만, 완벽한 노래를 완성하기보다 본인의 스트레스를 고성방가로 풀어버리는 것에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 외에도 그림을 곧잘 그리거나 악기 연주를 하는 등, 본업보다 더 괜찮고 잡다한 재주가 많다. 그 중에서도 성대모사 수준이 상당하며, 꾸준하게 새로운 성대모사를 개발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뜬금없는 카놀라유.>
매니저 안창우
성별: 男 / 나이: 28세
기럭지 ★★★★☆
반전력 ★★★★☆
발음력 ★★☆☆☆
사무실 내 가장 큰 키를 소유하고 있다. 더불어 슬림탄탄 체형이기 때문에 모델 같은 핏을 자랑한다. 하지만 모델 핏이라고 항상 감각적인 패션으로 출근하는 것은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그냥 손에 쥐어지는 순서대로 주워 입고 나오기 때문에 종종 알 수 없는 조합들이 만들어지지만, 슬림한 몸매와 긴 다리로 어떻게든 소화하고 있다.
외모와 제법 어울리는 매력적인 저음을 가지고 있지만, 현재 치아 교정 중이기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하는 중이다. 목에서 출발하는 그윽한 저음이 혀와 치아 사이를 통과하는 순간 망가지고 마는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다. '팀장님'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해, 늘 '팅장닌'이라고 부른다.
본인이 거주하는 삼성동에 대한 자부심이 뛰어나다. 하지만 그 부분을 자랑할 타이밍이 잡히는 일이 거의 없어, 그냥 새 직원이 들어오면 TMI 던지는 식으로 자랑하는 것이 전부.
<☆~진이월드~☆>
매니저 김진이
성별: 女 / 나이: 27세
인싸력 ★★★★☆
집중력 ★★★★☆
다육이 ★★★★★
사무실 직원 중 가장 어린 나이를 자랑하고 있다. 온갖 신조어들, 이른바 '인싸용어'들을 다양하게 섭렵하고 있다. 어떻게든 느껴지는 세대차를 줄여보고 싶어 그녀가 내뱉는 신조어에 일단 아는 척을 하고 보는 중인데, 주로 이 역할은 박용성 대표님과 정보람찬 팀장님이 맡고 있다.
일을 굉장히 빈틈 없고 꼼꼼하게 처리하는 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옆에서 아무리 재밌는 대화가 오가도 일에 집중한다. 오후에는 산책을 다녀오겠다고 혼자 유유히 사라진다. 10분 정도 산책 후에 들어와서 다시 일을 한다.
그녀의 자리에는 온갖 살림살이(?)들과 업무 메모들이 빼곡하게 정리되어 있다. 마치 사무실 구석에 '진이월드'가 꾸며진 듯 하다. 뭔가 이것저것 챙겨주지 않아도 알아서 잘 성장하는 다육이와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완전한 마이웨이 인생.
<잠시 산책 나간 자기관리 요정.>
디자이너 박시아
성별: 女 / 나이: 29세
관리력 ★★★★☆
개복치 ★★★★★
리액션 ★★★★☆
출근하면 간식으로 콜라겐 섭취를 위한 황태(?) 껍질(심지어 아침마다 코코넛 오일에 직접 볶은), 점심은 다이어트를 위한 건강식, 퇴근하면 운동도 한다. 업무를 보는 내내 앞머리에 헤어롤이 말려 있다. 약간은 어설프긴 해도, 나름 자기관리의 요정이다. 인형 같은 미모를 자랑한다. 큰 눈을 제외하면, 키도 작고 얼굴도 작고 손과 발도 작다.
더불어서 간도 작다. 누군가 뒤에서 어깨를 톡 건들기만 해도 엄청난 비명을 들을 수 있는데, 소리의 크기는 놀람의 정도에 따라서 데시벨의 차이가 있다. 화들짝 놀라는 수준이 아니라 거의 바닥에 주저앉으면서 자지러지기 때문에, 흡사 개복치와 같은 성향이라고 볼 수 있다.
공감력이 높고 리액션이 매우 좋은 편이나, 상대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존재한다. 나름대로 머릿속에 정해 놓은 직원들의 서열이 뚜렷한 듯 보이나, 그 순위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가장 낮은 순위에 안창우 매니저가 위치한다.
연구 결과 아주 다양한 성향의 직원들이 한 공간에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나이와 성별, 직군과 직급이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의 시각을 기준하여, 추후 계절의 변화가 성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해당 연구는 저자의 사적인 감정과 주관적 견해를 최대한 배제하고, 객관적 시각에서 공정성을 두고 관찰하여 세심하게 분석한 결과임을 명시한다. 또한, 저자의 성향에 대해서 스스로 객관적 판단이 어렵다고 판단되어 해당 연구에서 제외하는 점을 밝히는 바이다.
by 디자이너 유단희
yudanhee@brancos.co.kr
- 브랜드 마케팅 스튜디오, 브랜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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